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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마와 숙녀 - 박인환

PUBLISHED 2010/01/22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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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잔의 술을 마시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와
목마를 타고 떠난 숙녀의 옷자락을 이야기한다
목마는 주인을 버리고 거저 방울소리만 울리며
가을 속으로 떠났다 술병에 별이 떨어진다
상심한 별은 내 가슴에 가벼웁게 부숴진다
그러한 잠시 내가 알던 소녀는
정원의 초목 옆에서 자라고
문학이 죽고 인생이 죽고
사랑의 진리마저 애증의 그림자를 버릴 때
목마를 탄 사랑의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세월은 가고 오는 것
한때는 고립을 피하여 시들어가고
이제 우리는 작별하여야 한다
술병이 바람에 쓰러지는 소리를 들으며
늙은 여류작가의 눈을 바라다보아야 한다
… 등대(燈臺)에 ……
불이 보이지 않아도
거저 간직한 페시미즘의 미래를 위하여
우리는 처량한 목마 소리를 기억하여야 한다
모든 것이 떠나든 죽든
거저 가슴에 남은 희미한 의식을 붙잡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서러운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두 개의 바위 틈을 지나 청춘을 찾은 뱀과 같이
눈을 뜨고 한 잔의 술을 마셔야 한다
인생은 외롭지도 않고
거저 잡지의 표지처럼 통속하거늘
한탄할 그 무엇이 무서워서 우리는 떠나는 것일까
목마는 하늘에 있고
방울 소리는 귓전에 철렁거리는데
가을 바람소리는
내 쓰러진 술병 속에서 목메어 우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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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

PUBLISHED 2010/01/22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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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에 들어갔다가 메인에

슬램덩크 사진이 나오길래 다시 떠올랐다.

농구.

농구는 나에게 무엇이었을까.

-

시작은 초등학교 5학년 때 쯤으로 기억한다.

동네 아이들 모두가 축구를 좋아하고 그냥 골대가 없어도

공만 차면 축구가 되는 시절이었기 때문에

농구는 내 인생의 한켠에 들어올 기회조차 없었다.

그러다가 학교에 체육관이 생기고

매우 친한 친구들이 농구를 좋아했다.

그리고 슬램덩크가 방영되었다.

처음엔 그냥 공만 던지고 놀았다.

노는 것도 아니었다. 그 시절의 나는

너무나 연약하디 연약했다.

공을 골대 위로 올리는 것 조차 버거웠다.

그걸 정교하게 던져넣는 것은 너무 힘든 일.

그런데 그냥 아무 생각없이 그렇게 시작했던 것 같다.

그냥 좋았다.

-

중학생이 되었다.

학교에 농구동아리가 있었다.

1학년 1학기 때 친구들 중 또 몇몇이 그 동아리에 들어갔다.

이 친구들 농구도 좀 했고 힘도 좋고 뭐.. 각자 개성이 있었다.

호시탐탐 기회만 엿보던 중 나도 해보고 싶단 생각이 문득 들어

가입신청을 했다.

아직도 기억난다.


포지션 : 가드 -> 포워드 -> 센터


포지션칸은 하나였지만 내 스스로는 그렇게 다짐하듯 적었다.

난 센터가 되고 싶었다. 그 우직함이 맘에 들었고

정대만, 강백호, 송태섭, 서태웅도 멋있지만

믿음 그 자체인 채치수를 난 그중 가장 좋아했다.
(종종 하이라이트 씬의 강백호를 보면 눈이 돌아가곤 했지만)

그렇게 농구를 시작했다.

하나도 몰랐다.

당연한 것이었지만 다른 애들에겐 당연한 것이 아니었다.

나에겐 그리고 타고난 운동감은 없었다.

그런데 별 스트레스는 받지 않았다.

왜인지는 모르겠는데 그땐 그것을 정말 즐겼다.

공이 골대 안으로 들어갈 때

그 그물이 깔끔하게 착 소리가 날 때

난 미쳐버릴 것 같았다. 뭐라고 해야 할까

막 달리고 싶어지는 기분이랄까 몸 안의 아드레날린이 폭발하는 듯한

중학교 2학년이 됐다.

정말 미친듯이 농구에 파고들기 시작했다.

중학교 2학년, 3학년은

외고준비란 학원의 부름보다는

농구에 온전히 집중되어 있었다.

사실 난 양명고를 가서 남자들끼리 농구를 더 즐기고 싶은 마음이 강해서

외고는 별 생각없었다.



아침에 일찍일어나서 농구를 하는 것이 내 일상이 되었다.

북적이는 등교길보다는 한산한 등교길을 내 시간으로 삼았다.

오르막길을 올라 산속으로 들어가다 보면 천천히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쩔 수가 없었다.

내 시야에 농구골대가 들어오는 그 순간부터는 흥분되서 미쳐버렸다.

그냥 막 뛰기 시작해서 농구장까지 온다.

그리고 아 뛰지말걸 하며 좀 지쳤다가 농구공을 튀기면서

하루를 시작했다.

아침에 1시간반에서 두시간정도 농구를 즐기다

아침 조회를 받으러 교실에 가면 언제나 땀범벅이었다.

그 무렵 난 NBA에도 심취해 있었다.

그리고 인터넷의 붐에 힘입어 많은 기교가 있는 영상들을

보고 따라해보기 시작했다.

매일 저녁은 그렇게 영상을 보고 그 다음날 아침은 그것을 연습해보는

시간이었다.

여기에 이 루틴을 계속할 힘을 줄 수 있었던 것은 역시

친구들이었다.

그 아이들은 로테이션이 좀 있었지만 어느 정도 인원이 항상 모여

농구를 할 수 있었다.


그 때를 돌이켜봣을 때 가장 재미난 사실은

바로 연습을 내가 너무 즐겁게 했다는 것이었다.

난 연습을 하고 싶어서 미칠 것만 같았다.

거의 모든 자연환경 속에서 다 해본 것 같다.

폭우가 내리는 날에도 비를 맞으며 농구를 했고(공에 좋은 일은 아니지만!)

눈이 오던 날에도 했으며

더워서 움직이기 싫던 날도

추워서 웅크리고 싶던 날도

언제나 했다.

항상 스스로에게 무식한 내기를 했다.

클린샷으로 10번 연속으로 못넣으면 집에 못가!

그리고선 주구장창 하다보면 저녁 때가 됐고

다행이게도 대부분의 경우 약속을 지킬 수 있었다.

연습이 너무너무 재밌고

농구가 너무너무 즐거웠다.

어딜가도 농구공을 가지고 갔다.

심지어 묘소에 갈 때도 튕기지 못할지라도 농구공을

가져갔다. 그냥 품에 품고만 있어도 기분이 좋았다.

그 살짝 까끌까끌하면서 짝 달라붙는 감촉

그리고 뭐 남자애들이라면 잘 알겠지만

둥그런 것만 있으면 재밋게 놀 수 있지 않은가ㅎㅎㅎㅎㅎㅎ

난 정말 열정적이었다.

자신있게 얘기할 수 있다.

내 인생에서 가장 미쳐있던 순간은

바로 그 때였다고.

정말 최선을 다했었다고.

그리고 외고에 진학했다.

그리고 쓰기 힘든 슬픈 일들이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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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나도 중학교 때 축구 진짜 미친듯이 했지..
    2010/01/24 15:07

1월 5일 저녁

PUBLISHED 2010/01/05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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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외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주머니에서 주섬주섬 MP3를 꺼내서

노래를 들으며 공원으로 향했다.

어제 30분이상이나 9시 뉴스를 장식했던

그 눈을 보고 싶어서

걸어가는 길에 내가 살아있다는 느낌이 충분히 들 만큼의

찬 바람이 내 얼굴을 지나갔다. 

-

요즘 연기를 비롯해서 많은 새로운 것들을 배우고 있다.

연기

막연히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사는 것 정도로 생각했고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었다.

물론 누군가는 즐겁고 쉽게 쉽게 해나간다.

오히려 고민을 할수록 안좋다고도 말한다.

그냥 내가 그 자리에서 그 사람으로 보고, 듣고, 느끼고 행동하는 것

온전히 그 상황을 믿고 움직이는 것

그게 잘   안됐다.


문제는 그거였던 것 같다.

난 볼 줄 몰랐고

들을 줄 몰랐고

맡을 줄도 몰랐고

움직일 줄도 몰랐고

느낄 줄도 몰랐다.

그냥 어렴풋한 것들만 있었을 뿐

사는데 문제는 전혀 없었을 지 모른다.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본 느낌도 든다.

모르는게 약인 것.



누군가들은 그렇게 얘기하더라.

인생이 바로 연기라고.


정말 맞는 말인 것 같다.

내 옆에 지나가는 바람을 얼마나 놓쳤을까

내 주위에 들리는 사람과 자연의 소리를 얼마나 놓쳤을까

내 앞에 보이는 넓은 이 모든 것들을 얼마나 놓쳤을까



-

공원에 도착했다.

정말 느껴보고 싶어서 절대 인위적으로 만들 수 없는 이 자연의 선물을

추운 날씨에 산에 있는 공원이라 사람들은 없었다.

MP3의 볼륨을 좀 낮추고 천천히 걸어봤다.

내가 어떻게 걷고 있는지

눈은 어떻게 생겼는지

하늘을 보니 별도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오리온 자리가 보였다.

좀 높은 곳에 다다르니 넓은 경치가 보였다.

내가 이번년도에 많이 쓴 말 중 하나인 호연지기가 절로 길러지는 듯 했다.

좀 걷다가 아직 아무도 밟지 않은 곳을 밟아봤다.

함박눈이 아니라서 발은 바닥까지 푹 빠졌다.

눈이 신발속으로 들어올 것만 같아 발을 뺐다.

그러다가 다시 눈속에 발을 넣고 방향없이 뛰기 시작했다.

신발은 눈으로 가득차 젖었고

처음에 망설임으로 가득했던 내 발은

조심스러움을 던지고 뛰기 시작했다.

그리고 눈 속으로 온몸을 던졌다.

하늘에 별이 아까보다 많아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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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앗 꿈이었나...?

    눈은 그대로 엄청나게 쌓여있었다

    하지만 내가 입고있는 옷은...군복이었다



    이런식으로 끝나면 굉장히 슬펐겟지? ㅋㅋㅋㅋ

    너의 글을 완벽히 이해하려면 정말 연기공부를 해야할거같다 ㅋㅋㅋㅋㅋ
    2010/01/13 13:52
  2. 드디어 글을 하나 싸질렀군
    2010/01/15 15:16